개요 : 다큐멘터리 / 한국 / 92분 / 2017년 감독 : 김태일, 주미로 등급 : 전체관람가 <줄거리> “우리가 꿈꾸는 행복은 이 곳에 있어요” 올리브 농사를 지으며 고향 땅으로 돌아갈 날만을 기다리는 마텔, 움딸 부부, 세 명의 아들을 모두 잃고 난민촌에서 70여 년을 살아가고 있는 무함마드 할아버지, 작은 평화를 위한 저항으로 친구들을 모두 잃은 청년 알리의 일상도 마찬가지다. 언제 깨질지 모르는 불안감 속에서도 땅을 지키기 위한 이들의 노력은 멈추지 않는데… <오월愛><웰랑 뜨레이> 김태일, 주로미 감독의 ‘민중의 세계사’ VOL.3 “한국 다큐에서 가장 주목하고 있는 프로젝트” 이름 없는 이들을 향한 가장 따뜻한 시선! 기록되지 않은 이들의 삶을 통해 세계사를 재구성하다! 살아남은 자들의 광주 5.18 이야기 <오월愛>를 시작으로, 캄보디아 소수민족의 삶을 보여주었던 <웰랑 뜨레이>까지, 기록되지 않은 이들의 삶을 통해 세계사를 재구성하는 ‘민중의 세계사’ 프로젝트를 이어오고 있는 김태일 감독이 이번엔 팔레스타인의 현실을 담아낸 <올 리브 올리브>로 돌아왔다. “역사는 기록된 것만 남는다. 가난하고 힘없는 사람들은 절대 역사에 담길 수 없다. 기록되지 않고 증언하지 못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는 어떻게 되는 것일까. 이 시대를 시작하는 아이들에게는 다른 시선도 있다는 것을 알리고 싶다”는 제작의도를 밝혔던 김태일 감독은 그간 조연출로 호흡을 맞춰온 그의 반려자, 주로미 감독과의 공동연출을 통해 보다 깊어진 시각을 선보인다. 30여 년의 오랜 작업 과정 속에서 빨치산, 비전향 장기수, 인혁당 사건, 일본 야스쿠니 신사 전범 합사 취하 소송 등 한국사회의 아픈 역사에서부터, 농민, 노동자 등 사회 기저층에 대한 따뜻한 시선을 단 한 번도 거두지 않았던 김태일 감독은 “독수리의 시선이 아닌 벌레의 시선으로 세상사를 기록하고 싶다”라는 다짐을 공공연히 밝혀 왔다. 중국집 사장으로, 시장 노점상으로, 꽃가게 주인으로, 여전히 광주에서 소소한 일상을 살아가고 있는 이들의 이야기를 담아내어 화제를 모았던 <오월愛> 개봉 당시 “광주와 민중에 대해 이토록 애틋한 시선을 가진 작품은 존재하지 않았다. 특유의 뚝심과 서민적 정서로 큰 역사를 복원해 냈고 그 앞에 우리를 겸손히 돌려세운다”(<송환> 김동원 감독)라는 호평을 받은 것은 우연의 일치가 아닐 것. “압바스 키아로스타미 세계를 광활한 산맥의 풍광 속에 부조한 듯한 느낌을 자아내는 영화”(<야간비행> 이송희일 감독)라는 찬사를 받았던 <웰랑 뜨레이>에서는 반복된 전쟁과 식민의 고통을 간직하고 있는 캄보디아의 현실을 담담하게 풀어내어 깊은 여운을 남겼다. 위태로운 현실 속에서도 삶을 끈질기게 일궈 나가는 평범한 이들의 일상을 담아낸 <올 리브 올리브> 또한 이름 없는 이들을 향한 따뜻한 시선이 돋보이는 작품이다. “정치상황에 초점을 맞추는 대신 팔레스타인 사람들의 삶과 생명, 꿈에 주목한다. 팔레스타인을 소개하는 미디어의 선정성은 여기에 없다. 그것은 마이크로한 세계 같지만 더 큰 목소리를 내는 방식이다”(이용철 평론가)라는 평을 통해 <올 리브 올리브>가 지닌 미덕을 가늠할 수 있다. “한국 다큐에서 가장 주목하고 있는 프로젝트. 가난한 민초들의 생활사와 구술사를 통해 ‘세계사’를 다시 재구성하는 이 원대한 도전은 경이롭기까지 하다”라는 이송희일 감독의 이야기처럼, 한국을 시작으로, 인도차이나반도, 그리고 중동지역으로까지 확대하며 이제 막 그 시작을 알린 ‘민중의 세계사’는 남미, 유럽, 아프리카 대륙 등 전 세계로 이어질 대장정의 길에 놓여 있다. 새로운 민주주의에 대한 열망이 그 어느 때보다 뜨거운 지금, 가난한 민초, 소외된 이들로부터 역사를 재편하고자 하는 과감한 시도에 주목해야 할 이유는 너무나도 명백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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